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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구된 휴지는 작가 이범선이 1972년에 발표한 단편 소설이다. 이 작품은 1960대에서 1970년대 서울을 배경으로 한다. 이 당시 서울은 전쟁 이후 도시화와 산업화가 급격하게 이루어진 시기로 젊은 사람들이 도시로 몰려들었다. 표구된 휴지는 시골에 계신 아버지가 서울로 일을 하러 간 아들에게 쓴 편지 내용이다. 구겨진 휴지였던 한 아버지의 편지를 읽고 주인공의 생각이 어떻게 변하는지 살펴보며 작품을 읽어보면 좋다.
표구된 휴지 작가 이범선
표구된 휴지를 발표한 작가 이범선은 1920년 12월 평안남도 신안주에서 태어났다. 광복을 한 이후에는 남쪽으로 내려왔다. 이범선은 동국대 국문과를 1952년 졸업했고 김동리 작가의 추천으로 1955년 암표와 일요일이라는 작품이 현대문학에 실렸다. 그는 그렇게 문단에 등단하게 된다. 그는 암표와 학마을 사람들 등의 작품 활동에서 자신이 직접 경험했던 어두운 현실을 반영했다. 이범선의 초기 작품 활동에서는 어두운 사회 속에서 살아갈 의지가 안 보이는 무기력한 인물들이 자주 등장한다. 그 이후에는 사회적 약자들이 겪는 삶의 고통과 아픔 등을 사실적으로 고발하는 글을 썼다. 후기 작품일수록 인간이라는 존재가 갖는 철학적인 의미를 전하려고 노력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오발탄과 분수령 그리고 학마을 사람들 등이 있다.
아버지의 사랑 표구된 휴지 정보 및 줄거리
이 작품은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서술된 이범선의 단편소설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은 은행에 다니는 친구가 주운 낡은 편지를 받은 화가이다. 지게꾼 청년은 편지 속 주인공인 아들이다. 은행에 가서 저금을 할 정도로 부지런하다. 도시 사람들과 달리 순박하고 조심스러운 성격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편지를 쓴 아버지이다. 아버지는 언제나 아들을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인물이다. 화가인 나의 화실에는 낡은 편지가 담긴 액자가 하나 놓여있다. 화자는 그 액자 속의 편지를 읽는 습관이 있다. 그 편지의 내용은 아버지가 돈을 벌러 서울에 간 아들에게 쓴 것 같은 내용이다. 삐뚤삐뚤한 글씨로 농사짓는 이야기와 가족들 소식들이 쓰여있다. 그 편지는 화자의 것이 아니다. 3년 전 은행에 다니는 친구가 어느 날 찾아와 국보급 물건이라고 신문지에 편지를 싸서 가져온 적이 있다. 그 편지는 친구가 일하는 은행에 온 한 지게꾼으로부터 얻은 것이라고 했다. 친구가 다니는 은행에 매일 오는 지게꾼 청년이 있다. 청년은 라면 봉지에 싼 다섯 장의 백 원짜리 지폐와 도장을 가지고 통장을 만든 다음부터 매일 은행에 들른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청년이 지폐가 없다면서 종이에 싸서 모아 놓은 동전을 가져와 저금을 했다. 지게꾼 청년이 동전을 쌌던 그 종이가 바로 화실 액자 속에 있던 편지였던 것이다. 매일 같이 은행에 오는 청년을 유심이 보던 화자의 친구가 저금 후에 버려진 동전 싼 종이를 주워서 화자에게 가져온 것이었다. 이러한 사연을 이야기하며 친구는 구겨진 편지를 표구사에 맡긴다. 표구사는 종이나 비단에 쓰인 글이나 그림을 잘 보존하기 위해 얇고 질긴 종이를 밀착시켜 안감을 대주는 일을 하는 곳이다. 화자는 친구의 부탁대로 표구사에 맡겨놨지만 한동안 잊고 지냈다. 그러다 친구가 외국 지점에 발령이 났고 먼길을 떠나게 되자 표구사에 맡겨둔 편지가 생각이 났다. 표구사에서 편지를 찾아온 화자는 액자를 편지를 넣어 자신의 화실 벽에 걸어두었다. 그리고 가끔 생각날 때다 편지의 내용을 읽었다. 그 편지에는 자식의 끼니와 건강 그리고 결혼을 걱정하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띄어쓰기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았지만 편지 속에서 느껴지는 자식에 대한 사랑은 감출 수가 없었다. 그리고 화자는 편지를 읽으며 왠지 모를 따뜻함과 위로를 받는다.
표구된 휴지를 읽고 느낀 점
표구된 휴지를 읽으면서 나의 부모님이 많이 생각났다. 언제나 아낌없는 사랑을 주시는 부모님인데 소중함을 잊고 살아가는 거 같다. 꼬깃꼬깃하게 구겨진 휴지를 표구사에 맡겨 정성스럽게 액자에 담아두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번 주변의 작고 사소한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사실 얼핏 보면 구겨진 휴지에 지나칠 수 있는 종이였지만 누군가에게는 국보처럼 소중하게 여길 소중한 작품이 될 수 도 있다. 남들에게는 하찮고 지나치는 것이라도 나에겐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아마 나도 주인공처럼 부모님이 사랑이 느껴지는 편지를 주었다면 버리지 못하고 잘 간직했을 거 같다. 감동의 눈물을 흘렸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표구된 휴지를 읽고 나니 다시 한번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기고 감사함을 느끼며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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