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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 꽃 필 무렵, 떠돌이 허생원의 삶

초이꿀팁 2022. 10. 20.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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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 꽃 필 무렵 책표지
메밀꽃 필 무렵 책표지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은 작가 이효석의 작품이다. 1936년 10월 잡지 조광에 모밀꽃 필 무렵이라는 이름으로 수록되었다. 하지만 표준어가 정립된 후 메밀꽃 필 무렵으로 변경되었다. 1920년대 어느 여름 낮부터 밤까지를 그리고 있으며 강원도 봉평에서 대화 장터로 가는 길을 배경으로 한다. 장돌뱅이로 살아가는 허생원의 떠돌이 삶이 그의 추억 속에서 시간과 공간의 이동과 함께 묘사된다. 이 소설의 주된 배경인 메밀꽃 핀 달밤은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장치로 아름답게 묘사된다.

메밀꽃 필 무렵 작가 소개

작가 이효석은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인 강원도 평창에서 태어났다. 과거 경성제국대학인 서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1928년 조선지광에 단편작품인 도시와 유령이 발표되면서 동반 작가로 데뷔했다. 이후 구인회에 참여하면서 돈과 수탉 등과 같은 지역색이 풍부한 작품을 발표했다. 이효석은 특히 자연과의 교감을 시적인 문체로 묘사한 작품을 많이 썼는데 고향에서 직접 겪었던 체험을 작품 속 배경으로 잘 녹아내렸다. 문학 활동 초기에는 사회주의 이념이 짙은 작품을 쓰다가 1930년대 초 순수 문학으로 방향을 돌렸다. 그가 쓴 향토적인 작품과는 다르게 프랑스 영화를 좋아하고 클래식 음악을 연주하는 것을 좋아하며 커피를 즐겨마시는 서양식 취향을 가졌다고 한다.

떠돌이 허생원 이야기

장돌뱅이는 여러 장에 돌아다니면서 물건을 파는 사람을 말한다. 허생원은 왼손잡이인 장돌뱅이로 봉평장에서 물건을 파는 인물이다. 하지만 장사가 잘 되지 않아서 동료인 조선달에게 다른 장터로 옮기자고 말한다. 장터를 옮기려고 준비하던 중 젊은 장돌뱅이인 동이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허생원은 동이가 대낮부터 술을 먹고 기생들과 논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동이를 만나 크게 혼낸다. 그런데 소문과 달리 동이는 너무 온화하고 착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허생원은 오해하고 크게 혼낸 것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허생원은 다른 장터로 이동하면서 조선달과 동이에게 어린 시절의 추억을 이야기한다. 강원도 봉평의 한 객줏집에서 한 처녀를 만나 하룻밤을 함께 지낸 이야기였다. 그런데 허생원과 하룻밤을 지낸 처녀는 다음날 충북 제천으로 떠났다고 한다. 그래서 허생원은 그녀를 찾으러 제천에 있는 장터에도 들렀다. 하지만 그녀를 찾지 못했다. 그날 이후 지금까지 허생원은 처녀와 처음 만났던 봉평장은 빠지지 않고 들렸다. 어린 시절 추억 이야기를 하다 동이가 아버지 없이 어머니 밑에서 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동이의 어머니는 남편 없이 홀로 아이를 낳아 친정집에서도 쫓겨났다고 한다. 그런데 잠도 못 자고 이동하는 길에 허생원이 발을 헛디뎌 강물에 빠진다. 그때 동이가 허생원을 구조해 업어준다. 동이는 허생원에게 어머니가 가을쯤 봉평에 올 거라고 말한다. 그 말을 들은 허생원은 동이의 등이 따뜻해서 조금 더 업혀 있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허생원과 일행들은 허생원의 젖은 옷을 말릴 겸 가까운 주막까지만 걷고 쉬기로 한다. 허생원은 목적지에 잠시 들렸다가 오랜만에 제천에 가기로 했다. 그래서 동이에게도 같이 갈 건지 묻는다. 짧은 휴식을 마치고 주막을 향에 다시 걸었다. 근데 허생원은 나귀를 부릴 때 쓰는 동이의 채찍이 왼손에 들려 있는 것을 보게 된다. 허생원은 자신처럼 왼손잡이인 동이를 보며 아마도 동이가 자신의 아들일 거라 예상한다.

메밀꽃 필 무렵 감상 후기

메밀꽃 필 무렵을 성인이 되어 다시 읽어보니 허생원이 정말 순정파라는 것이 느껴졌다. 단 한 번뿐이었던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허생원의 사랑이 더 낭만적이고 아름답게 보였다. 평생 홀로 떠돌아다니는 허생원이 불쌍하게 여겨지기보단 인간의 근원적인 사랑이 느껴져서 마음이 포근해졌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도 허생원 일행들과 메밀꽃이 핀 달밤을 걷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대학생일 때는 이 작품을 읽고 직접 강원도 봉평에 방문한 적이 있다. 실제로 하얀 메밀꽃 밭이 드넓게 펼쳐져 있었는데 작가 이효석이 묘사한 모습 그대로 소박하면서도 아름다웠다. 메밀꽃 필 무렵은 작가가 직접 체험했던 풍경을 작품 속에 환상적으로 잘 그려낸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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